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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던가? TV에서 순결서약식인가 하는 행사를 여고인지 여중에서 하는 모습을 보도한적이 있었다. 사실 어린 마음에도 그걸 보고 꽤나 웃었던 기억이 난다. 예전에 비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한국사회에서는 여자의 처녀성이라던가 순결, 혼전 성관계에 대해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 역시 한때 아주 고지식한 사람이였으니 할 말 다 했다. 물론 순결이라는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발언은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서로가 서로에게 첫 상대라는 기쁨은 소중하고 귀한 기억이 될테니까. 그러나 그것이 가치있다고 해서 절대적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서로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고 가정하자. 사랑이라는 것이 100% 플라토닉이 아닌 이상은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해 성적인 욕구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면 서로에게 이성적인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뜻이니 헤어지는 것이.. -_-) 여기서 두 가지 선택이 있을 수 있다. 심플하게 말하자면 같이 자느냐 안자느냐. 이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판단에 맡겨야 할 일이며 다 자란 성인이 결정한 그 일에 어느 누구도 가치판단의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다. 진정 사랑하며, 육체를 매개로 그 사람에게 종속 되려하지 않으며 내 자신의 신중하고 깊은 생각 끝에 내린 결정, 후회하지도 않을 것이며, 설사 이별을 생각하고 있더라도 지금 이순간 저 사람과 함께 체온을 나누고 있다는 사실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면... 같이 자라. 적어도 나는 그렇게 말하고 싶다. 여자에게도 성적인 욕구는 있다. 남자에 비해 겉으로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며 은근히 타오르는 숯불이긴 하나 분명이 그것은 존재한다. 섹스에 있어서도 여자는 결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며 당당히 자신의 느낌과 욕구에 따라 능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주체로서 자리잡을 수 있다. 일반적인 연애의 패턴이나 사랑의 줄다리기, 파워게임. 기타 등등. 나에게 절대적으로 적용된다고 말할 수 없다. 남자는 일단 자고 난 다음 그 여자에게 흥미를 잃어간다? 남자의 정복욕구? 그래.. 그것들은 일반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 하지만. 남자들에게 정복했다는 느낌을 갖게 한 여자들이여. 반성해라. 물론 쉽지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감정이 풍부한 여자들에게 있어 섹스는 단순한 육체의 나눔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올테니까. 사랑하면 같이 몸을 나누되, 결코 거기에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 여기서 종속이란 말의 의미는 몸을 매개로 그 남자에게 날 책임지라는 무의식적인 메시지를 날리지 말라는 것이다. 남자들은 벗어나고 싶어한다. 여자의 몸을 탐닉하면서도 그것이 주는 책임감과 무게감에서 무의식적으로 벗어나려 한다는 것이다. 고로. 여자들은 능동적으로 즐기며, 자유롭게 사고하고 스스로 자아를 가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자들에게 메시지를 던져라. 난 너를 사랑해서 같이 섹스를 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는 너의 것이 아님을 명심하라는 것. 몸을 나눴으나 그 사실로 인해 내 모든 것이 당신에게 속해버린 것이 아님을 명확히 인식시켜라. 당신의 공고한 자아가 굳건히 버티고 있는 한. 그 남자는 당신의 몸을 지속적으로 원하나 결코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니. 단순히 한 번 허락하고 말고의 줄다리기와 애태움으로 붙잡을 수 있는 남자 마음이었다면 붙잡을 가치도 없다. 당신의 몸 뿐만 아니라 당신의 마음, 당신의 영혼까지 다 가지고 싶어하도록 만들어라. 이미 여기서 육체의 나눔과 순결이니 뭐니 하는 이데올로기들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섹스는... 현명하고 분별력있게 판단하여 충분히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며 즐길 수 있는 축복이 가득한 가치다. 그것은 이미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우며 남녀의 주도권 다툼이나 줄다리기에 소품으로 이용되기에는 너무 의미깊은 행위가 아닌가. 남자와 여자 모두. 자유롭고 현명해지며 세상의 가치기준에 종속되지 않길. 섹스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그와 나, 단 둘이 하는 것이기에. 주변인의 왈가왈부를 신경 쓰지 말라. 사랑하면 , 진정 사랑하면, 그래서 같이 육체와 영혼을 함께 나누고 싶다면. 자라. 같이 뜨겁게 사랑을 나눠라. 단... 현명하게."